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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재와 애관극장 겨울바람을 맞으며 싸리재를 넘어간다. 출발지점은 옛 경동파출소 앞. 건물 외벽이 누렇게 빛 바랜 파출소의 안은 텅 비어 있다. 파출소 옆으로 케이 월드(K-world), 아이 러브 독, 보석점과 피부관리소가 차례대로 늘어서 있다. 왼편으로 크로커다일, 청담한복, 스완빌리지 경동2차, 카페 티아모가 눈에 들어온다. 그 옆에 서 있는 건물 유리창이 겨울햇살을 눈부시게 반사하고 있다. 인천 중구 경동 238. 121년 전 '협률사'란 이름으로 경동에 자리잡은 '애관극장'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사람들을 들이고 내보내는 중이다. 5개의 상영관에선 '가려진 시간'을 상영 중이며, 12월엔 '아기배달부 스토크'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상영할 예정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나무계단을 올라 안으로 들어간다. 콜라와.. 2016. 12. 3.
존스톤별장과 다비웨딩홀 사진 위에서부터 현재 한미수교100주년 기념탑(맨 위), 기념탑 자리에 본래 있었던 존스톤별장(중),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장소인 다비웨딩홀. 적은 눈이 내린다는 절기인 '소설'(小雪). 자유공원의 가파른 비탈길을 오른다. 바짝 말라 부서진 나뭇잎들이 겨울바람을 타고 아무렇게나 날아다닌다. 작은 회오리로 맴돌기도 한다. 겨울이 깃든 자유공원은 고요하다. 산책을 나온 시민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쓸쓸한 벤치 위로 커다란 커피포트와 종이컵을 쌓아놓은 할머니가 앉아 있다. 여자는 나이가 들어도 꽃이라 했던가. 그 옆으로 할아버지들이 다가온다. 제물포고등학교 야구부원들이 구보를 하며 지나간다. "끼익~ 끼익~" 겨울의 새소리는 여름의 그것과는 다르게 들린다. "깡! 깡!" 어디선가 공사장의 쇠 두드리는 소리가.. 2016. 11. 30.
편지에 대한 단상 글을 쓴다는 건 늘 쉽지 않다. 쓰고 싶지 않은 주제를 부여잡고 낑낑대는 것도 고역이고, 소재를 찾는 일도 마치 방구석 어딘가 떨어진 바늘을 더듬더듬 짚어가며 찾는 것처럼 막연하다. 고치고 고쳐도 마음에 안 드는 글은 남들에게 보이기 부끄럽다. 글쓰기에 남들이 보기에 답답하리만치 오래 걸리는 내겐 쓰는 과정도 고통이다. 이런 나도 즐거이 글을 쓸 때가 있는데 일기와 편지를 쓸 때다. 특히 편지를 쓸 때가 좋다. 우러나온 진심을 담을 수 있고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다. 편지를 쓸 때도 많은 고민을 하고 준비도 해야하지만 이는 행복한 과정이다. 편지지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편지쓰기의 고민이 시작된다. 이건 너무 어려보이지 않을까? 이건 너무 나이가 들어 보이나? 등등 여러 생각을 하고, 상대방이 좋.. 2016. 11. 27.
생태의 미래를 엿보다 생태의 미래를 엿보다 ▲서천 국립생태원 에코리움의 입구 바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생태는 거리가 먼 것이다. 회색빛 건물과 까만 아스팔트 사이에 보이는 가로수와 잡초 정도가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마주할 수 있는 생태의 전부가 아닐까. 도시의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이라도 때로는 초록빛 풍경과 생동하는 자연 속에서 안정감을 찾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멀리 진정한 자연을 찾으러 가는 것이 어렵다면 생태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서천 국립생태원을 찾아가는 것은 어떨까. 서천 국립 생태원은 충청남도 서천에 위치한 생태원이다. 장항역에서 후문까지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생태원은 관광객이 관광할 수 있는 관람공간과 연구원들의 연구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공간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고 관람.. 2016.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