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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기자13

봄 바람에 실려온 차의 향기 한복 입은 차인(茶人)의 손끝에서 맑고 투명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차를 따르는 손과 다기가 하나처럼 보였다. 찻잔에 담긴 차는 연녹색을 띠었다. '차인의 영혼'인 것일까. 찻잔에서 피어오른 향이 연기처럼 허공에 머물다 순식간에 사라졌다. 입으로 들어온 차가 한동안 입안을 감돌다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아늑하고 편안했다. 주말이던 지난 24일~25일 충북 청풍은 차의 향기로 가득했다. 매년 2월과 8월 청풍리조트 레이크호텔에선 '한국차문화협회 동계·하계연수회'가 열린다. 엄격한 과정을 거친 차인들을 선발하고 격려하는 자리다. 이번 50회 동계연수회에선 제53기 2급 지도사범과 3급 준사범 98명이 수료증을 받았다. 지금까지 협회가 배출한 차인만 4000여명에 이른다. 일본 교토(京都)지부 회원까지 더하면 2.. 2018. 2. 28.
누가 인천을 움직이는가 김진국의 세상바라기 논설위원 2017년 11월 28일 00:05 화요일 인천은 누가 움직이는가. 인천엔 사람이 있는가. '송도 6·8공구 특혜의혹'사태를 지켜보면서 생각했다. 인천을 끌어가는 주체는 어떤 사람들일까. 중대한 현안이 닥쳤을 때 누가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할까. 송도 6·8공구 특혜의혹은 바다를 매립한 땅을 개발하면서 누군가 '부당한 혜택'을 받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 한가운데 151층짜리 빌딩이 있다. 송도 6·8공구 개발의 큰 축은 송도국제도시에 151층 빌딩을 세우는 것이다. 그 빌딩을 인천의 랜드마크로 만들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고층빌딩 얘기가 슬그머니 사라져 버렸다. 대신 그 자리엔 아파트 개발을 통한 막대한 이익에 대한 논란만 판치는 상황이다. 151층 건설 계획이 사.. 2017. 12. 2.
율목동 새동네의 어제와 오늘 '역사문화 중심도시 비상하는 관광중구' '율목동 주민센터' 건물 이마에 붙은 푯말이 봄햇살을 받아 게으르게 빛나고 있다. 연두색과 형광색을 섞어놓은 듯한 건물외벽이 독특한 빛을 발산한다. '2017 자유공원문화관광축제 기념 KBS전국노래자랑 자유공원서 4월 21일 오후 1시 개최.' '미아를 찾습니다.' 센터 앞 안내판에 붙은 홍보포스터들이 행인들에게 즐겁게, 혹은 우울하게 말을 걸어온다. 율목동 주민센터 오른 편 '율목로 8번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율목로 8번길은 승용차 2대 정도가 지날 수 있는 폭으로 뻗어 있다. '긴급차통행로'라고 쓴 고딕체의 노란글씨가 골목바닥에 큼지막하게 내려 앉았다. 골목에서 본 하늘은 시커먼 전선줄이 거미줄처럼 얼키고설킨 모습이다. 양 옆으로 빌라가 빼곡하게 들어선 이 길.. 2017. 4. 11.
시집 <반성> 발간 30주년 김영승 시인 70년대 유행한 장발머리에 '어린왕자' 같은 해맑은 웃음. 시인 김영승(60)의 풍모는 변함이 없었다. 아주 오래 전이나 지금이나 말이다. "누군가 영화 '고래사냥' 시절에 나왔던 헤어스타일이라고 하더군요. 사람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면 이제 깎을 때가 됐구나 하고 동네이발소로 갑니다. 그러면 대충 알아서 깎아주지요." 87년 시집 을 펴내면서 국내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김영승. 3월 30일, 발간 30주년을 맞는 의 시인 김영승을 봄날 늦은 오후 동춘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나도 모르고 있었는데 제자들이 알려줘서 30주년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승은 30일 오후 6시30분 수봉공원 인천문화회관에서 '시낭송의 밤'을 갖는다. 87년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첫 시집을 냈는데.. 2017.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