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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 김진국기자3

시집 <반성> 발간 30주년 김영승 시인 70년대 유행한 장발머리에 '어린왕자' 같은 해맑은 웃음. 시인 김영승(60)의 풍모는 변함이 없었다. 아주 오래 전이나 지금이나 말이다. "누군가 영화 '고래사냥' 시절에 나왔던 헤어스타일이라고 하더군요. 사람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면 이제 깎을 때가 됐구나 하고 동네이발소로 갑니다. 그러면 대충 알아서 깎아주지요." 87년 시집 을 펴내면서 국내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김영승. 3월 30일, 발간 30주년을 맞는 의 시인 김영승을 봄날 늦은 오후 동춘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나도 모르고 있었는데 제자들이 알려줘서 30주년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승은 30일 오후 6시30분 수봉공원 인천문화회관에서 '시낭송의 밤'을 갖는다. 87년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첫 시집을 냈는데.. 2017. 3. 30.
영국영사관과 파라다이스호텔인천 투명한 겨울. 간밤에 불어온 북서풍이 인천의 겨울하늘을 말끔히 씻어냈다. 월미도 앞은 거대한 기중기 몇 개가 골리앗처럼 서 있다. '가가호호 화재예방 하하호호 행복쉼터'. 에메랄드 홀 입구 위에 걸린 플래카드가 웃는 것처럼 펄럭거린다. 금빛테두리를 한 회전문을 열고 들어간다. '신포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발표회 2층 다이아몬드홀'. '한국GM승진자 교육세미나 8층 토파즈홀'. 호텔로비 안내판이 오늘의 행사를 알려준다. 호텔엔 벌써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사슴과 크리스마스 트리가 별처럼 반짝인다. 인천시 중구 제물량로 257(항동1가). '파라다이스호텔인천'은 연말 고객을 맞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특1급호텔'답게 시설을 정비하고 외벽까지 산뜻하게 단장을 했다. 깨끗하고 아늑한 객실, 따듯한 행사장. 50년 .. 2016. 12. 7.
인천에 국립음악박물관 유치를 장맛비 같은 봄비가 내리던 날이다. 차 라디오에서 노래 '아침이슬'이 흘러 나왔다. 양희은이 아닌 김민기의 목소리였다. 단전에서부터 밀려 올라오는 깊은 내면의 소리였다. "투-둑, 투두둑" 차창을 치는 빗소리가 효과음처럼 앙상블을 이뤘다. 문득 30년 전 기억이 되살아났다.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한 새내기. MT에서 노래를 시키자 수줍은 미소로 얼굴이 빨개졌던 소녀. 큰 목소리로 '아침이슬'을 부르던, 고등학생의 젓살이 채 빠지지 않았던 그 소녀의 통통하고 하얀 얼굴이 떠올랐다. 연두빛 이파리 같은 첫 사랑의 추억이었다. 영화의 다음 장면처럼, 최루탄과 전투경찰들이 난무하던 거리가 이어 등장했다. 80년대 중반 바보 같던 내 '젊은 날의 초상'까지도. 단지 '아침이슬'을 들었을 뿐인데…. .. 2016.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