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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 온라인저널리즘 기사/2016인하저널리즘

12133504 사학과 정고은 http://goeun_2013.tstory.com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10. 30.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곳, 인경호

내가 큰 설렘을 갖고 학교를 입학한지 벌써 4년이 흘렀다. 입학 후 학생회, 동아리, 축제, 근로 등 어느 누구보다도 학교에서 생활한 시간이 많다. 그래서 학교 이곳저곳 추억이 없는 곳이 없으며,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곳이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한 곳이 있다.

학생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근처 마을 주민들도 산책 코스로 찾는 곳 학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인경호이다.



인경호의 매력이 정점을 찍는 계절은 봄이다. 따로 벚꽃놀이를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봄바람이 살랑 살랑 불면 흩날리는 벚꽃 잎과 잔잔한 호수 물결이 마음에 평안을 준다. 나는 차가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올 때 인경호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이 제일 좋다. 그 시간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계절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경호에는 나를 웃고 슬프게 했던 다양한 추억들이 있다. 대학교 동기들과 인경호 옆에 앉아 맥주 한잔 마셨던 일들이다. 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이 지나면, 나와 동기들은 맥주, 막걸리, 치킨, 과자 등을 가지고 인경호로 간다. 시간 제약 없이 즐겁게 마시며 다양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이다. 어제 본 드라마 이야기부터 시작한 주제는 연애, 학교생활, 취업 등으로 끝없이 이어져간다. 그러다 인경호에서 빼꼼히 고개를 들어내는 오리들을 보며 쌩뚱맞은 웃음을 터뜨린다. 인경호는 나에게 친구들과의 맥주 한 잔, 이야기 한 보따리를 주고 웃음을 주는 그런 곳이다.

20살 처음 겪는 이별이 나에게는 생각보다 큰 사건으로 다가왔다. 헤어지고 처음 마주쳤던 날, 친구에게 기대어 인경호를 바라보며 엄청 울었다. 늦은 시간에 그 누구보다 슬픈 표정을 하고 쳐다보는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앉아있었다. 어제와 똑같은 인경호의 모습과 어제와 똑같지 않은 나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참 서러워한 것 같다. 아니면 처음 겪은 감정에 혼란스러워 나를 놓아버린 것일지도…. 지금 생각하면 이불킥을 할 일이다. 아직도 친구들은 나에게 그 이야기를 하며 놀리곤 한다. 하지만 그 일을 겪은 후 나는 한 단계 더 성숙해졌다. 이별 후 감정을 추스르는 법을 알게 되었으며, 그 시기를 지나면 새로운 인연이 찾아 온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인경호는 나에게 처음 겪는 감정을 나눌 수 있고 보여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나에게 인경호는 대학 4년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곳이다. 봄에는 벚꽃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소중한 친구들과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나와 감정을 나눌 수 있다. 시간이 지나도, 인하대학교를 생각하면 인경호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나의 대학생활을 떠올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