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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했던 그 해 4월 나와 4월 4월의 한적한 아칸소 해질녘/박정원 "나 지금 한국이야" 일본인 친구에게 메시지가 왔다. 한국에 놀러왔다며 잘지내냐고, 내 생각이 나서 연락했단다. 야스히토는 미국 교환학생 당시 알고 지냈던 친구다. 야스히토의 반갑다는 메시지에 잊고 있었던 미국에서의 생활이 떠올랐다. 작년, 딱 이맘때쯤이었다. 작년의 4월은 4개월간의 짧은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아칸소’라는 미국의 정든 주를 떠나는 달이었다. 그 곳을 떠나며 한 달 내내 이별을 준비했던 것 같다. 1월 초, 처음 미국의 아칸소에 도착했을 때, 낯선 곳에서의 시작이 막막하고 힘들었다. 도착하자 마자 일주일 정도는 밥도 거의 못 먹었다. 유럽에 갔을 때도, 보라카이, 홍콩에 갔을 때도 하지 않았던 물갈이를 했기 때문이다. 한국을 떠난 지 일주.. 2018. 5. 2.
* 꽃샘추위에도 꽃은 피고 꽃샘추위에도 꽃은 피고 벚꽃 구경 가자! 활짝 핀 꽃들을 보러 가기 위해 아껴둔 옷을 꺼내 입고 카메라를 챙겨든다. 4월의 시작이다. 벚꽃을 보러 간 곳에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았다. 다정한 연인들과 화목해 보이는 가족들, 왁자지껄 떠드는 내 또래의 친구들이 보인다. 어디로 눈을 돌려도 벚꽃나무 밑에서 돗자리를 펴고 쉬고 있는 사람들, 도시락이나 배달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들,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들의 모습이 쉽게 보인다. 이런 인파 속에서 나도 질세라 카메라를 들어 주위 풍경들을 담는다. 한참을 그러던 중 바람에 꽃잎이 흩날렸을 때 나에게 공허함이 찾아왔다. 흩날리는 벚꽃 잎이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 그토록 기다렸던 벚꽃이 이제 금방 질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인가? 나를 되.. 2018. 5. 1.
* 4월의 성장통 ​ 4월의 성장통 나의 4월은 온 줄도 모르게 찾아왔다. 늦은 밤까지 공부를 하다 도서관을 나설 때면 봄바람대신 아직 떠나지 않은 겨울바람이 나를 휘감았다. 불쑥 커진 일교차에도 내 옷차림은 계절을 따라가지 못했다. 달력이 넘어간 지 보름이 되어가지만 나의 일상은 지나간 달과 똑같았다. 4월 1일이 되던 날, 누군가에게 1일은 새 다짐의 시작이었겠지만 내게는 그저 어제 보던 책의 다음 장을 넘기는 날이었다. 최근에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시험기간이 가까워졌음을 실감하게 하는 도서관의 분위기다. 수업을 마치고 도서관에 가면 자리의 절반이 넘게 비어있었지만 이젠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습관처럼 앉던 3열람실 고정석도 이미 다른 이의 열정으로 차 있었다. 고개를 살짝 들어 주위를 살피면 다들 독서실 책상에.. 2018. 4. 30.
* 4월의 기억들 대학교에 입학한지 3년째, 어느덧 3학년이 됐다. 지난 2년간 ‘나의 4월’을 돌이켜 보면, 그저 좋았던 기억들이 가득하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행복했다. 운이 좋게도 날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았다. 각자 다른 곳에서 왔지만 비슷한 사람들도 있었고 정말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정반대인 사람들도 있었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해 본 사람들도 있었고 내가 못해본 일들을 해낸 사람도 있었다. 내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기도 했고 미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어땠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생각과 일상,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매일 같은 일과 경험을 하는 친구들과 얘기하는 것과는 확실히 달랐다. 과생활도 .. 2018.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