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하 온라인저널리즘 기사/2016인하저널리즘

추수날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11. 21.

 

추수날

 

누군가는 끝이라 말한다.

동장군이 찾아와 문을 두드리는 계절,

한 해의 결실을 거두었으니까.

그런 벌거벗은 밭에 다시 초록이 싹튼다.

앞으로 다가올 한 해를 위해서.

그래서 또 누군가는 시작이라고 말한다.

 

 

할아버지는 세월이 머무르던 그 자리에서

미처 떠나지 못한 녀석의 끝자락을 좇는다.

함께 세월을 보내온 그녀와 나란히 서서.

수고혔어 영감, 올 해도.

 

그 말에, 할아버지에겐 또 한 해가 찾아온다.

 

글/사진 = 송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