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마지막 왕조의 흘러간 시간이 곳곳에 묻어있는 황성, 왕들의 묘가 모셔진 곳이다.
전쟁의 흔적들은 지울 수 없지만, 이 곳이 아름다운 이유가 무얼까? 이제 베트남에 황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계속 이 곳을 찾는다. 매일 시든 꽃을 새로 갈고, 신선한 과일과 향기로운 술을 올리고, 향을 피우며 기도를 한다. 정성껏 꾸민 제삿상 앞에서 자신들이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터전의 안녕과 삶의 화복을 읊조린다.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왕조이지만, 여전히 그들에겐 자신들을 지켜주는 존재이다. 이 장소가 여전히 아름다운 이유는 그런 사람들의 믿음이 차곡차곡 쌓여있기 때문이 아닐까? 얼굴조차 알 수 없는 성군(聖君)의 영혼이 남아있을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요즘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고있자면, 한 나라를 이끄는 수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는다. 베트남의 마지막 왕은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베트남의 독립을 위해 스스로 왕위를 내려놓는다. 그리고 비로소 베트남은 민주공화국으로 독립하게 된다. 백성을 위한 길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했던 왕이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다. 옛 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것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베트남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도 훌륭한 지도자들은 많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리에 있으신 그 분이 온고지신의 정신을 알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한다면 국민들은 화답할 것이다. 마치 여전히 과거의 왕을 높이는 베트남 사람들처럼.
/글, 사진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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