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어느 날엔가
소원을 담아 풍등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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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밤, 바다. 빛.
기분 좋은 바람이 지나가고
우리는 한껏 달떴기 때문에,
‘행복하게 해주세요.’
앳된 손이 멋쩍게 적어내리는 소원에도
누구하나 유치하다 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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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도 이렇게
뿌연 안개가 발목까지 뭉쳤다.
가끔 일이 안 풀리면
어린 날 그 소원이
안개 속에 길을 잃었나보다,
그렇게 탓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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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짐짓 어른스러운 얼굴로
누군가 타이른다.
“가장 좋은 건 안개 속에 있을 때야.”
모든 게 명확해지면 재미가 없다고.
사랑도 사람도 꿈도,
가물거릴 때가 더 아름다운 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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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술잔을 부딪치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보이지 않으니까
좇을 수 있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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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를 헤치며 걷는 길이 조금 즐거워졌다.
/ 언론정보학과 김혜원 (http://yo-bir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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