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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스폰서십 여기, 열정과 재능이 넘치는 한 예술인이 있다. 그는 자신의 열정을 너무 사랑해 예술을 하지 못 하고는 견딜 수가 없다. 주변 사람들은 '자아실현도 좋지만 먹고 살 길도 좀 찾아보라'고 권하지만,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기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올 인' 하지 않고는 이 바닥에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스타를 기획적으로 길러내는 '스타 시스템'에 합류할 기회도 없다. 그의 수입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커피숍에서 받는 얼마간의 돈이 전부이다. 그는 '뜰 때'까지 무명예술인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얼마 전 그는 공공기관이 문화예술인들에게 주는 지원비 신청을 했지만 경쟁자가 너무 많아 탈락하고 말았다. 벌써 몇 년 째인지 모른다. 그는 지쳐가고 있다. '문화융성'의 시대라고 하지만 문화예술인들은.. 2016. 9. 14.
우리에게 대중문화는 무엇인가 신해철이 우리나라 대중문화사에 큰 획을 긋고 떠나갔다. 88년 대학가요제 출신으로 뛰어난 음악성과 독설로 대중매체의 주목을 받아온 그였지만 50살도 안돼 영면했다는 사실이 우울하게 다가온다. '마왕'으로 불릴만큼 신해철의 카리스마는 남달랐다. 그러면서도 매우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그의 음악과 어록에서 신해철의 순수성은 잘 드러난다. 지난 2011년 한 방송에 출연한 신해철은 아내 얘기를 하던 중 "다음 생에 태어나도 당신(아내 윤원희)의 남편이 되고 싶고, 당신의 아들, 엄마, 오빠, 강아지, 그 무엇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넥스트 시절 그가 작사작곡한 '날아라 병아리'란 노래는 한 아이가 육교 위에서 산 병아리를 집에서 기르다 죽어 슬픔에 잠긴 내용을 담고 있다. 동물애호가.. 2014. 11. 3.
책으로 '행복한 영혼'의 도시를 인류의 문명을 급속하게 진전시킨 '인쇄술'이 우리나라에서 태동했다는 사실은 여러 유물과 기록에서 나타난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고려주자본 하권 1책은 현존하는 최고 금속활자인쇄본이다. 15세기 독일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약 70년 앞섰다는 건 새로울 것도 없는 사실이다. 이 보다 약 150년 앞선 (1234)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알려져 있다. 다만 현존하지 않고 이규보의 기록으로만 남아있다는 한계를 갖는다. 그러나 4년 전, 현존하면서도 보다 138년 앞선 고려 금속활자가 발견되면서 고려의 금속활자는 일반화된 문화였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다보성고미술관'이 공개한 '증도가자'와 는 진위논란에도 불구하고 학계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줬다. 는 금속활자로 인쇄한 것을 1239년 목판에 옮겨 .. 2014. 10. 30.
왜 지금 대중일보인가 저널리즘이 위기인 이유를 한마디로 얘기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인터넷과 SNS가 주도하는 디지털뉴미디어 혁명, 매스미디어의 난립, 킬러콘텐츠의 부재, 경기 침체에 이르기까지 그 이유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저널리즘 학자들은 그러나 '저널리즘 본연의 자세'를 견지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진단한다. 저널리즘 본연의 자세란 무슨 말일까. 빌 코바치와 톰 로젠스틸은 저널리즘의 첫째 의무는 '진실 추구'라고 말한 바 있다. 진실은 사실 뒤에 숨은 사실을 가리킨다. 말하자면 사실이 나무라면 진실은 나무 뒤에 무성하게 우거진 숲인 셈이다. 저널리즘 학자들의 진단은 결국, 현재 저널리즘 종사자들이 진실을 추구하지 못하거나, 안 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만든다. 만약 그렇다면 왜 그럴까. 우.. 2014.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