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1 인천미두취인소 한낮엔 따뜻했는데, 밤이 되자 찬바람이 불어온다. 2월 말, 일교차 큰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붉은 벽돌의 국민은행은 셔터를 내렸다. 인천 중구 제물량로 196 'KB국민은행 신포동출장소'는 '인천미두취인소'가 있던 자리다. 미두(米豆), 말 그대로 쌀과 콩, 즉 곡물을 거래하는 곳이었다. 개항기 인천에 진출한 일본상인들은 한국의 쌀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마수를 뻗친다. 1896년 4월 1일 일본인 미곡상 14명은 미두취인소 설립 허가를 따낸다. 우리 정부가 아닌 인천항에 있던 일본영사관의 독단적 결정에 따른 결과였다. 5월5일 자본금 3만원으로 문을 연 미두취인소의 거래는 증권거래와 비슷한 형태였다. 증권 거래가 채권, 주식과 같은 유가증권을 대상으로 했다면 미두취인소는 미곡을 대상으로 했다. 거래는 매.. 2017. 3.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