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병원1 도립인천병원과 인성여고 세상을 녹이기라도 할 것 같은 폭염의 기세가 등등한 2016년 7월 하순. 신포동을 출발, '홍예문길'을 따라 2차선 도로를 걸어 오른다. 홍예문을 지나기 직전 왼편으로 교문이 하나 나온다. 홍예문로 39. 인성여자중고등학교다. 방학 중인 학교운동장엔 여학생들 대신 건설기계 한 대만이 웅웅 소리를 내며 여름 한낮의 적막을 깨뜨리고 있다. 여름 한 철을 지내고, 선선한 가을이 오면 운동장은 다시 여학생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할 것이다. 인성여중고 운동장이 있던 자리엔 71년 전, 건물이 하나 서 있었다. 아치형으로 창문을 내고 가운데가 뾰족한 모임지붕을 한 2층짜리 건축물이었다. 세련된 겉모습과는 달리, 이 건물은 사실 조선인들에게 공포의 공간이었다. 뚜벅 뚜벅! "아~악!" 홍예문 고개를 넘기 위해 건물 .. 2016. 9.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