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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여고2

인천 최초의 문화시설이 인성여고 체육관으로 "삑-삑!" "빨리 빨리 못 움직이나!" "하!" '후-우, 후-우!" 초가을 오후 인성여자고등학교 다목적관 3층. 인성여고 농구선수들이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몸을 놀리고 있다. 머리가 땅에 닿도록 허리를 깊이 숙인 채 왼발과 오른발에 체중을 번갈아 실으며 스탭을 밟는 선수들의 몸짓이 격렬하다. 그들의 입에선 알아들을 수 없는 구호가 터져나온다. 비명처럼도 들린다. 마룻바닥으로 뚝뚝 떨어지는 굵은 땀방울들. 체육관 안에선 찜통 같은 열기가 훅훅 하고 뿜어져 나온다. '인성'하면 '농구'란 말이 먼저 나올 정도로 인성여고는 농구명문이다. 농구부가 창단한 때는 1964년. 1학년들로만 구성된 팀이었지만 창단 이후 5년 연속 경기도 대표로 전국체전에 나갈 정도로 강팀으로 성장한다. 꾸준히 성장한 인성여고는 8.. 2016. 9. 16.
도립인천병원과 인성여고 세상을 녹이기라도 할 것 같은 폭염의 기세가 등등한 2016년 7월 하순. 신포동을 출발, '홍예문길'을 따라 2차선 도로를 걸어 오른다. 홍예문을 지나기 직전 왼편으로 교문이 하나 나온다. 홍예문로 39. 인성여자중고등학교다. 방학 중인 학교운동장엔 여학생들 대신 건설기계 한 대만이 웅웅 소리를 내며 여름 한낮의 적막을 깨뜨리고 있다. 여름 한 철을 지내고, 선선한 가을이 오면 운동장은 다시 여학생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할 것이다. 인성여중고 운동장이 있던 자리엔 71년 전, 건물이 하나 서 있었다. 아치형으로 창문을 내고 가운데가 뾰족한 모임지붕을 한 2층짜리 건축물이었다. 세련된 겉모습과는 달리, 이 건물은 사실 조선인들에게 공포의 공간이었다. 뚜벅 뚜벅! "아~악!" 홍예문 고개를 넘기 위해 건물 .. 2016.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