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음악박물관1 인천에 국립음악박물관 유치를 장맛비 같은 봄비가 내리던 날이다. 차 라디오에서 노래 '아침이슬'이 흘러 나왔다. 양희은이 아닌 김민기의 목소리였다. 단전에서부터 밀려 올라오는 깊은 내면의 소리였다. "투-둑, 투두둑" 차창을 치는 빗소리가 효과음처럼 앙상블을 이뤘다. 문득 30년 전 기억이 되살아났다.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한 새내기. MT에서 노래를 시키자 수줍은 미소로 얼굴이 빨개졌던 소녀. 큰 목소리로 '아침이슬'을 부르던, 고등학생의 젓살이 채 빠지지 않았던 그 소녀의 통통하고 하얀 얼굴이 떠올랐다. 연두빛 이파리 같은 첫 사랑의 추억이었다. 영화의 다음 장면처럼, 최루탄과 전투경찰들이 난무하던 거리가 이어 등장했다. 80년대 중반 바보 같던 내 '젊은 날의 초상'까지도. 단지 '아침이슬'을 들었을 뿐인데…. .. 2016. 9.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