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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궤열차2

깎아놓은 푸른사과 인천중동우체국 '깎아놓은 푸른사과' 같은 저 건물은 거대한 사랑의 메신저다. 지금은 크고 작은 택배상자로 가득하지만. 과거 이 곳엔 편지와 전보가 넘쳐났다. 구구절절한 연애편지에서부터 두고 온 고향의 부모에게 보내는 불효자 아닌 불효자의 편지까지, 우체국은 무수한 사연을 품은 우리네 '삶의 정거장'이었다. 때로 '아버지 위독'과 같은 전보를 받고 상태를 물으러 오는 사람도 있었다. 가봉대통령 방한 등 기념우표가 나오는 날이면 우체국 앞엔 새벽부터 사람들이 줄을 섰다. 모야봐야 그다지 큰 쓸모가 없는 것이었지만 너도나도 기념우표를 사기 위해 쟁탈전을 벌였다. 그 때 산 우표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지금 인천우체국. 그 앞에서 우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섰던 사람들과 기념우표들의 행방은 묘연하다. 그렇지만 우체국건물만큼은 여.. 2016. 9. 21.
인천가치재창소 싣고 달리는 수인선 "꼬마열차가 덜컹거리며 바다 위 소래철교를 천천히 지날 때면 마치 커다란 장난감을 타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어. 기관사 아저씨도 동네 삼촌처럼 정겨웠고, 네모난 열차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과 그걸 가려주는 빛바랜 핑크색 커튼도 생각 나…" 4년 전, 인천을 찾은 연극인 박정자 씨는 고향을 이렇게 회상했다. 소래에서 태어난 박 씨와 가족에게 '수인선'은 대중교통의 전부였다. "열차가 어찌나 아늑한 지 가족이 함께 타고 가면 꼭 소풍가는 거 같았어. 근데 아침에 타면 콩나물시루처럼 사람들이 넘쳐났지. 나 같은 꼬마들은 숨이 막혀 컥컥대기도 했지만 그 것도 재밌었어요." 가수 이용은 어린 시절, 외가가 있는 수원에 가기 위해 엄마 손을 잡고 자주 수인선에 오르곤 했다. '수인선'은 그러나 낭만의 철도라기보다는.. 2016.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