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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설운동장2

웃터골운동장과 제물포고등학교 "퍽!" "퍽!" "따-악!" "와~아" 3월 초순 일요일 한낮의 제물포고등학교 운동장. 네이비·붉은 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뒤엉켜 야구경기를 하고 있다. 선수들이 달리고 미끄러지고 하면서 운동장 위로 뽀얀 먼지가 일어난다. 관중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선수들의 함성과 탄식은 자유공원광장에까지 들릴 정도로 우렁차다. 제고 운동장은 크게 3개로 나눠진 모습이다. 야구연습을 하는 본 운동장, 테니스코트장, 농구장이 그것이다. 이 자리에서 운동선수들의 구호가 들리기 시작한 때는 1920년이다. 1919년 3·1운동에 놀란 일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달래기 위해 '문화정책'이란 것을 펴 나간다. 제고 운동장 자리에 2000여평에 이르는 공설운동장을 조성한 때가 이 시기다. 그러나 실은 인천스포츠를 .. 2017. 3. 8.
2016 전국체전, 아시아의 마녀 백옥자 2016 제97회 전국체육대회에 다시 보는 '아시아의 마녀’ ─백옥자 전 국가대표 투포환 선수를 만나다 버스 차창에 무수한 물방울들이 맺히기 시작했다. 버스가 덜컹거릴 때마다 물방울들이 미끄러지듯 사선으로 떨어져내렸다. 부풀어오르는 연둣빛 이파리에도, 펄럭거리는 푸른색의 비닐우산 위로도 빗방울이 굴러다녔다. 버스 맨 뒤칸에 앉아 차장 밖에 펼쳐진 비 오는 세상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소녀가 천천히 일어섰다. 웬만한 남자보다 키가 크고 체격도 아주 좋은 여학생이었다. “우욱…….” 자리에서 일어나던 여학생이 옅은 신음소리와 함께 털썩 주저앉았다. 오른쪽 턱에 붙인 붕대는 이미 시뻘건 피로 물들었고, 오른쪽 팔꿈치는 퉁퉁 부어 있었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여학생이 낑낑대며 다시 일어섰다. 쿵쿵 소리를 내며 여학.. 2016.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