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주경1 신문의 날을 보내며 그러니까 ‘신문’씨가 행방불명 됐다는 걸 안 건, 지난주 우리 집이 한바탕 뒤집어졌을 때였어요. 나쁜 일로 뒤집어진 건 아니었고요. 미세먼지로 텁텁하기만 한 봄, 집이라도 새로 단장해서 기분전환이라도 하자, 뭐 그런 의도랄까요. 때가 탄 벽지를 띄어 내고 푸른 페인트를 바르려던 참이었어요. 페인트는 바닥에 묻으면 닦아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니까, 뭐라도 깔고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때 생각난 것이 ‘신문’ 씨였어요. 저는 분리수거장으로 뛰어 내려갔어요. 하루 소식을 전해주고 맡은 바를 끝낸 ‘신문’ 씨는 으레 그곳에 누워있곤 했으니까요. 그렇지만 분리수거장에 내려갔을 때, 수많은 종이 쓰레기들 사이로, 회색빛 빳빳한 종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걸 발견했을 때, 그때야 더 이상 그곳에는 ‘신문’ 씨가 없다는.. 2018. 4.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