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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3510 사학과 정혜진 / http://hyejinlucy311.tistory.com/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10. 30.

우리 기쁜 젊은 날의 시간, 인하대 후문거리


 인하대생으로써 인천에 발을 내딛은지 벌써 4년이다. 늘 사람이 붐비는 후문거리가 이제는 내 집 앞마당 같다. 김치찌개는 어디가 맛있는지, 고기는 어딜 가야 싸게 먹을 수 있는지 줄줄이 꿰고있고,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사장님이 먼저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네오시는 단골집도 생겼다. 



 저번 주는 중간고사였다. 마지막 시험이 끝나자마자 친구들과 막걸리집으로 갔다. 해도 기울지 않은 오후 3시부터 우리는 술잔을 기울였다. 노을이 번지고 땅거미가 내리고 별이 뜰때까지. 공부하느라 미뤄두었던 이야기를 나눴다. 벌써 4년째다- 하면서 스무살 처음만났던 그날까지 거슬러 올라갔다가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하는 내일의 이야기까지. 오래오래 이야기를 했다.

 생각해보니,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다는 시기를 우리는 온통 여기서 보냈다. 처음만나서 어색하게 안녕 이름이 뭐야, 어디서 왔니 하던 술집, 정신없이 개강 첫주를 보내고 함께 점심을 먹었던 식당, 시험끝나고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스트레스 풀던 노래방.... 처음해본 소개팅도, 오해하고 싸웠던 것도, 서운했던 것들 다 털고 화해했던 것도 다 여기서였다. 

 그래서 그런 걸까, 술집이 즐비한 거리는 여기 말고도 많지만 인하대 후문거리는 다른 곳들과는 다른 특유의 느낌이 있다. 치열하고 부끄럽고 불안하면서도 투명하고 유쾌하고 하지만 마냥 가볍지많은 않은. 뭐라 표현해야할까. 누군가가 그리워하는 젊은날의 초상이 이와 같을까. 

 


 앞으로 살아갈 시간과 비교해보면, 내가 인하대에서 보내는 시간은 정말 스쳐지나가는 시간일 것이다. 하지만 인생의 어느 순간 내가 오늘을 뒤돌아봤을 때 이 순간이 아름답게 기억된다면 그걸로 족하지 않을까? 그 수많은 순간들이 모여있는 인하대 후문거리는 분명 빛나는 청춘의 공간이다. 이제 막 인생의 봄을 지나고 있는 우리의 공간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