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오후, 인천 동화마을의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반면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 밝게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 중에 우산을 챙겨온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우산을 활용한 작품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 문득 생각에 잠겼다.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과 동화마을의 모습이 매우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당장이라도 비가 와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상황임에도 그저 웃고 즐기기에 여념없는 사람들과 자신의 이익에만 집중한 채, 그늘진 사회문제에는 신경 하나 쓰지 않는 모습. 이 문제를 대비할 우산 하나 챙기지 않은 채.
그렇기에 정치적 비리의 폭우가 쏟아지는 지금, 대한민국 전체가 우산도 없이 그 비를 모두 맞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글·사진 위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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