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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 온라인저널리즘 기사/2018-1 인하온라인저널리즘

* 4월은 잔인한 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8. 4. 15.

 

  시인 T.S엘리엇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올해 4월은 나에게 특히 더 잔인한 달이다. 학교 과제와 시험 외에도 공모전이다 뭐다 매일이 미션의 연속이다. 그날 그날의 미션을 끝내지 못하면 나는 게임 오버라는 결말을 맞게 될 것이다. 그럴 순 없어서 이번 주말도 팀플로 이틀을 꼬박 보내게 됐다. 주말에 팀플이라니 이건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 4월이다.

  나의 작년 4월은 올해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4학년을 앞두고 선택한 휴학. 그 시작은 '좋아하는 일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라는 의문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 지독한 취업난에서는 결국 어느것이라도 상관없어진다. 의문의 답을 풀기 위해 난 한 회사에 들어갔다. 8개월이라는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시간동안 찾아낸 해답은 하나였다. 힘들지 않은 일은 없다. 그 일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말이다. 점심시간에는 늘 '천하제일 힘든사람 대회'가 열리곤 했다. 모든 사람들은 밥을 먹는 것보다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는 것에 더 바빴다. 다만 점심시간이 끝난 뒤 힘차게 일어나는 사람과 아닌 사람들로 나뉘었을 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힘들어도 지치지 않는다.

  올해는 봄소식이 유독 늦게 찾아왔다. 그래서인지 캠퍼스에는 늦은 만큼 더욱 더 봄을 만끽하려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재잘재잘 싱그러운 사람들의 미소에 나도 눈길이 힐끗 갔다. 하지만 나는 그저 잠시나마 벚꽃이 핀 하이데거의 벤치에 앉아볼 뿐이다. 나 역시 해도해도 너무한 4월에 몸도 마음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나의 길이 좋기에 오늘도 무거운 가방을 힘차게 고쳐매며, 그렇게 4월을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김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