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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관극장3

단성사, 그리고 애관극장 햇살의 조각이 물비늘로 떠다니는 코발트블루의 지중해, 매끈한 보트에서 펼쳐지는 와인파티, 레드 카펫 위에서 별빛을 발광하는 세기적 배우들. 해마다 5월이면 프랑스 칸(Cannes)의 환영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비현실적인 풍광과 세계영화의 향연을 오감으로 흡수한 뒤 매년 5월이면 앓는 ‘깐느열병’이다. 외국어도 미숙하고 영화도 잘 모르면서 겁도 없이 칸국제영화제 취재에 나선 때는 2003년. 안 되는 게 어딨어, 가면 어떻게 되겠지. 가슴에 잔뜩 바람을 넣은 채 프랑스 칸으로 향했다. 14시간 넘어 도착한 프랑스 남부의 작은 휴양도시, 칸의 검푸른 밤하늘에 빛나던 무수한 별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칸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를 찾아갔다. 프레스카드를 발급받아야 했다. “인천에서 왔.. 2019. 5. 3.
김진국의 썰물밀물 공교롭게도, 애관극장(이하 애관)과 영화는 같은 해 탄생한다. 1895년 인천엔 공연장 '협률사'가 들어섰다. 현 애관의 전신이다. 같은 해 프랑스에선 뤼미에르 형제가 최초의 영화 '열차의 도착'을 세상에 공개한다. 50초짜리 무성영화였다. 애관과 영화가 비로소 만난 때는 1920년대 중반이다. 1924년 애관은 한국인이 경영하는 인천 최초의 '활동사진 전문관'으로 변신한다. 영화관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한 세기를 넘긴 지금까지 애관은 현재 '신과 함께', '1987'과 같은 최신 대작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중이다. 영화는 물론 연극, 레슬링대회, 조봉암 선생의 건준위 인천지부 발족식에 이르기까지 애관은 인천문화의 랜드마크였다. 뤼미에르 형제의 사진기술 혁명은 영화란 장르를 21세기 세계문화의 중심축 반열.. 2018. 1. 17.
싸리재와 애관극장 겨울바람을 맞으며 싸리재를 넘어간다. 출발지점은 옛 경동파출소 앞. 건물 외벽이 누렇게 빛 바랜 파출소의 안은 텅 비어 있다. 파출소 옆으로 케이 월드(K-world), 아이 러브 독, 보석점과 피부관리소가 차례대로 늘어서 있다. 왼편으로 크로커다일, 청담한복, 스완빌리지 경동2차, 카페 티아모가 눈에 들어온다. 그 옆에 서 있는 건물 유리창이 겨울햇살을 눈부시게 반사하고 있다. 인천 중구 경동 238. 121년 전 '협률사'란 이름으로 경동에 자리잡은 '애관극장'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사람들을 들이고 내보내는 중이다. 5개의 상영관에선 '가려진 시간'을 상영 중이며, 12월엔 '아기배달부 스토크'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상영할 예정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나무계단을 올라 안으로 들어간다. 콜라와.. 2016.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