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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 논설실의 아침17

서울은 중앙, 인천경기는 지방? '지방'이란 단어는 '중앙'이란 단어의 하위, 혹은 종속적 뉘앙스를 풍긴다. 중앙은 왠지 서울스럽고, 지방은 왠지 시골스럽다. 중앙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사람들은 우월하고 긍정적인 어떤 것을 연상하고, 지방이란 단어를 접했을 때는 열등하고 부정적인 인식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중앙 vs 지방'의 이분법적 구분으로 중앙집권적 경향을 심화시켜왔기 때문이다. 사회 각 부분의 에너지가 중앙으로 지나치게 집중되면서 서울 외 지역의 유기적 에너지 교환관계는 철저히 파괴될 수밖에 없었다. 서울 바로 옆인 인천만 해도 공장, LNG인수기지, 화력발전소, 수도권매립지와 같은 온갖 위험·혐오시설이 들어선 반면 서울은 중앙이란 미명 아래 열매만 가져갔다. 중앙집권의 비효율성에 대한 비판이 일기 시작한 때는.. 2018. 4. 11.
한반도 운전자론과 고려의 다원외교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가 평화의 땅으로 가고 있는 것은 정말 다행인 일이다. 그러나 자칫 작은 변수라도 돌출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 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표현한 것은 우려가 아니라 현실이다. 남북 관계를 둘러싼 국제적 환경엔 미국은 물론 한·미·일 공조의 균열을 우려하며 소심하게 끼어드는 일본, 조용히 지켜보는 중국과 러시아의 불안한 방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올해로 '건국 1100주년'을 맞는 '고려의 외교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려는 한마디로 여러 나라와 외교를 하되 결정적인 순간엔 실리를 취하는 '다원적 외교' '등거리 외교'를 매우 전략적으로 실행한 국가였다. 고려는 거란이 멸망하는 12세기 .. 2018. 3. 20.
김진국의 세상바라기-'올해 관광도시 강화'와 고려건국 1100주년  '의로운 항전'을 위해 고려가 선택한 땅은 강화도였다. 세계인들이 몰려들어 교역하며 다양한 사상과 가치가 공존하는 '다원주의' 사회였던 고려. 금속활자로 책을 찍어내고 오묘한 빛이 흐르는 청자를 만들어내는 최고의 문명국. 그렇지만 한 번 휩쓸고 지나가면 개미새끼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 하는 몽골제국의 거침없는 진격 앞에서 고려는 종묘사직을 뒤로 한 채 떠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려가 개경(개성)을 떠나 강화로 수도를 옮긴 '강화천도'는 고려라는 국가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고려가 강화도에 머문 39년의 기간을 '강도(江都)시기'라 불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232년~1270년, 고려는 세계문명사에 길이 남을 유산을 남긴다. '상정고금예문'이란 금속활자를 세계 최초로 발명했으며.. 2018. 1. 10.
누가 인천을 움직이는가 김진국의 세상바라기 논설위원 2017년 11월 28일 00:05 화요일 인천은 누가 움직이는가. 인천엔 사람이 있는가. '송도 6·8공구 특혜의혹'사태를 지켜보면서 생각했다. 인천을 끌어가는 주체는 어떤 사람들일까. 중대한 현안이 닥쳤을 때 누가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할까. 송도 6·8공구 특혜의혹은 바다를 매립한 땅을 개발하면서 누군가 '부당한 혜택'을 받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 한가운데 151층짜리 빌딩이 있다. 송도 6·8공구 개발의 큰 축은 송도국제도시에 151층 빌딩을 세우는 것이다. 그 빌딩을 인천의 랜드마크로 만들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고층빌딩 얘기가 슬그머니 사라져 버렸다. 대신 그 자리엔 아파트 개발을 통한 막대한 이익에 대한 논란만 판치는 상황이다. 151층 건설 계획이 사.. 2017.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