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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 온라인저널리즘 기사/2018-1 인하온라인저널리즘15

* 봄은 외할아버지 "잠깐 행정반으로 와봐. 할 말이 있다." 선임을 따라 걸어가는 내내 불안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했고, 달려가서 짐부터 쌌다. 마산 가는 버스에서는 쉼없이 울었다. 장례식장에 들어가니 슬퍼하는 가족들이 보였다. 주변 모든 것에 어두운 먹빛이 드리워보였다. 2015년 4월, 의무경찰 복무 중 있었던 일이다. 나는 유치원을 들어가기 전까지 외가에서 자랐다. 부모님 두 분이 워낙 바쁘기도 했고, 그때는 집안 형편도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가는 경상남도 함안군의 작은 마을에 위치해있다. 맛있는 단감으로 유명한 마을이고, 외할아버지도 단감농사를 하셨다. 너무 어린 시절이라 뚜렷한 기억은 없지만, 희미하게나마 유자적한 마을의 분위기와 햇살의 포근함이 떠오른다. 외할아버지는 명절마다 바빴다. 나와.. 2018. 4. 15.
* 게으르고 싶은 계절엔 3월의 춥고 매서운 바람이 불던 시기가 지나면 4월의 변덕스러운 날씨가 다가온다. 어떤 날은 겨울바람처럼 차가운 바람으로 옷을 여미게 만들다가도 또 어느 날은 햇빛과 봄바람으로 겉옷을 벗어들게 한다. 하루마다 바뀌는 변덕스러운 날씨는 4월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 같다. 나는 다를 바 없이 흘러간다. 여느 때처럼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친구를 만나고, 변덕스러운 날씨와 다르게 나의 일상은 한결같이 흘러간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꽃샘추위의 날씨 사이사이 찾아오는 봄 날씨는 더 특별하고 설레게 느껴진다. 그런 설렘과 특별함을 더 오래, 더디게 흘러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바쁜 일상 사이에 게으름을 피운다. 해야할 일도 많고 앞만보고 바쁘게 나아가야하기도 부족한 4학년이지만 취준생의 현실을 잠깐 잊고 봄을 느.. 2018. 4. 15.
* 벚꽃 지길 기다리며 벚꽃이 지길 기다리는 4월의 나 나는 4월이 되면 벚꽃이 지길 기다린다. ‘벚꽃이 지면 피어나는 꽃’ 이라는 수식어를 단 겹벚꽃을 보기 위해서이다. 내 4월의 기억엔 그 꽃이 항상 함께 해왔다. 나는 그 꽃을 찾아가는 것이 나와 4월을 연결하는 것이고, 나와 4월의 순간이라 말한다. 작년 4월에는 유난히 따스해서 파란 하늘아래 꽃을 볼 수 있었지만, 또 유난히도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작년 3월에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내고, 훈련기간이 끝날 동안 그렇게 힘들 줄은 몰랐었다. 학기가 시작되면 나는 마음을 새로 다잡고 무언가를 배우고 도전할 계획이었는데, 마음대로 되질 않았다. 어떤 정신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 당시 맑고 화창한 날씨가 많았는데, 나는 편지로만 그 이야기를 전달.. 2018.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