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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 쉬는 인천여행

인천의 보석 영흥도와 맛집

by 김진국기자 2016. 9. 16.

영흥도는 인천이 품은 보석 같은 섬이다. 가는 길 자체가 멋진 드라이브코스인데다, 대교를 건너 들어가면 별천지가 펼쳐진다. 인천이면서 인천처럼 느껴지지 않는 파라다이스 영흥도. 초여름의 계절 주말에 가족들과 떠나면 하루, 혹은 이틀을 아주 행복하게 즐기고 올 수 있다.

 

영흥도에서 가장 즐거운 경험은 역시 물놀이다. 영흥도의 유명한 해수욕장으로는 십리포 해수욕장과 장경리 해수욕장이 있다.

 

십리포 해수욕장은 진두에서 10리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해수욕장은 길이 1, 30m의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들이 놀기에 그만이다. 여느 백사장과는 달리 십리포 해수욕장에선 특별한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소사나무 군락지다.

 

마치 어느 동화에 등장하는 그 것처럼, 이 곳의 소사나무는 독특한 형태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소사나무 군락지는 150년 전 해풍의 피해를 막기 위해 농민들이 조성한 것이다. 지금같은 계절엔 시원한 그늘을, 차가운 겨울이 오면 겨울바람을 막아주는 매우 유익한 나무다.

 

이와는 달리 장경리 해수욕장은 100년이 넘는 노송지대가 넓게 분포한다. 백사장 역시 십리포 해수욕장보다 크고 넓다. 이 곳에선 해수욕과 모래찜질은 물론, 갯벌체험도 즐길 수 있다. 해가 질 때면 세상을 물들이는 낙조가 유명하기도 하다.

 

카키빛 파도가 넘실대는 시화호를 지나 선재대교를 건너면 왼편으로 하나의 섬이 들어온다. 그런데 어떨 때는 섬이고 다른 때는 육지로 보인다. 목섬은 무인도로 물이 빠지면 육지로 연결되는 '모세의 기적'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목섬 앞바다는 하루 두 차례 바닷물을 갈라 주며 황금빛 모랫길을 만들어준다. 영흥도의 대부분은 갯벌로 이뤄졌지만 목섬으로 들어가는 길은 새하얀 모래로 이뤄져 있어 질퍽거리지 않는다.

 

지난 6일은 현충일이었고, 6월은 호국의 달이다. 영흥도의 십리포 지역은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위한 정보수집 캠프가 설치됐었다. 인천상륙작전의 초석 역할을 한 곳이다. 해군영흥도전적비는 1950913일 청년방위 대원들이 북한군 대대급 병력과 맞서 결정적인 공헌을 한다.

 

이때 순국한 해군 영흥지구 전투전사자와 영흥면 대한청년단 방위대원 13인의 숭고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탑이 해군영흥도전적비다. 이 앞에서 서서 아이들에게 우리 민족이 겪었던 전쟁이야기와 통일에 대한 염원을 설명해준다면 살아있는 교육이 될 수 있다.

 

올해로 개관 2주년을 맞은 영흥도 유일의 보산미술관은 우리 전통의 서예와 문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서예가 보산 김매자씨가 운영하는 이 미술관에선 야정 강희산과 보산 김매자의 단백하고 그윽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매주 수요일엔 영흥주민들을 대상으로 사군자교실을 열고 있기도 하다. 작품을 감상하고 따듯한 차도 맛 볼 수 있다.

 

영흥도엔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체험관이 몇 개 있다.

 

에너지과학체험관은 자연속의 에너지를 배우는 자연체험테마파크다. 11개의 신재생에너지를 테마로 구성한 야외학습장, 생태연못, 소금쟁이 대미, 어린이 놀이마당, 야외공연장 등 아이들이 놀고 체험할 거리가 풍성하다.

 

수산자원연구소 해양수산체험학습관은 어린이들에게 '바다의 도시' 인천을 인식시켜 줄 수 있는 좋은 장소다. 어린들은 이 곳에서 물고기들을 직접 만지고 느낄수 있다. 체험교육의 장, 체험학습장, 입체영상관, 자연체험쉼터 등으로 구성됐다.

 

보다 넓은 자연으로 나가고 싶다면 어촌체험마을을 찾아가면 된다. 어촌체험마을은 선재체험어장, 용담체험어장, 영암체험어장, 내리체험어장 등 섬 곳곳에 마련돼 있다. 아이들은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짭쪼름한 바다향기를 맡으며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다.

 

영흥도의 국사봉은 해발 128m의 야트막한 산이다. 그렇지만 장경리 해변까지 이어진 암도는 경사가 완만하다. 등산은 물론이고 산악자전거를 타기에도 그만이다. 오이를 씹고, 얼음물을 마시며 국사봉 정상에 오르면 인천대교, 송도신도시, 팔미도등대, 무의도(실미도), 자월도 등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국사봉을 오르다보면 태극기를 걸어놓은 사찰을 하나 만난다. 영흥도 유일의 사찰인 '통일사'. 통일사는 한국전쟁 때 전사한 남편의 넋을 기리던 최선규 여승이 1983년 세운 절이다. 영흥면 최고봉 기슭에 자리한 통일사는 여승의 통일 염원으로 걸어놓은 태극기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영흥도는 낚시꾼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섬이다. 이 중 농어바위는 농어가 많이 잡혀서 붙여진 이름. 수해해변에 위치한 농어바위에 가면 서해안의 카키빛 바다가 아닌 푸르고 맑은 바다가 펼쳐진다. 농어바위 해변엔 갖가지 암초들이 솟아있고, 굴과 고동들이 붙어 있기도 하다. 수심이 깊은 곳은 갯바위 낚시 마니아들의 발걸음을 끊이지 않는다.

 

바닷가에서 한 나절을 뛰어놀고, 낙조까지 보았는데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면 해가 진 뒤 영흥대교를 찾으면 된다. 지난 20011115일에 개통된 영흥대교는 길이 1.15의 길지 않은 다리이지만 2개의 주탑이 고려청자와 다이아몬드로 형상화한 것이어서 무척 아름답다.

 

밤이 되면 일곱색깔의 무지개 조명으로 변하면서 멋진 야경이 펼쳐진다.

 

유람선을 타고 싶다면 진두선착장으로 가면 된다. 오전 10~오후 6시 운항하는 유람선은 '진두선착장-화력발전소-선재도-측도-석섬-쌍섬-영흥대교'를 돌아 선착장으로 돌아온다.

 

자 이번 주말엔 영흥도로 떠나보자.

 

 

[십리포 황토가든] 닭 백숙·볶음탕 한 상 오메 살아

 

  

십리포 해수욕장 부근 '십리포 황토가든'(032-883-1131)은 토종닭과 보신탕 등 우리 토종음식만을 취급하는 식당이다. 닭요리로는 백숙과 닭볶음탕이 있는데 손님이 미리 주문하면 마당에서 키우는 닭은 직접 잡아서 요리한다. 닭고기의 맛이 매우 쫄깃한 게 특징이다. 닭고기를 먹고 난 뒤 무김치와 함께 먹는 누룽지백숙의 맛 또한 기가 막히다. 보신탕 역시 직접 기르는 것들로 준비한다.

 

산나물, 상추, 파무침, 미나리, 풋고추, 연근장아치와 같은 밑반찬 역시 송강희 대표가 직접 재배한 것들이다, 강낭콩을 넣어 방금 지은 밥에 방금 밭에서 따온 상추, 고추를 곁들여 먹는 닭요리와 보신탕은 우리 전통의 맛 그대로다. 주요 메뉴는 토종닭, 토종보신탕, 오리, 돼지바비큐, 왕만두 등이다. 2005년 인천음식축제에서 명품 맛집으로 선정됐다.

 

 

/·사진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