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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기자13

인천의 보고 동인천 차가운 아스팔트 위. 겨울바람이 만든 작은 회오리 안에서 바싹 마른 나뭇잎들이 빙빙 맴을 돈다. 동인천역사 앞 광장. 배다리, 인천항, 인천역 세 방향에서 들어오는 차들이 한 바퀴를 돌아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간다. '동인천역사가 새롭게 태어납니다. 분양/임대 문의…' 5층짜리 동인천역사 건물 정면에 커다란 플래카드가 펄럭인다. 시행사인 동인천역사 주식회사가 붙여 놓은 것이다. 동인천민자역사는 1988년 착공, 이듬해 4월 15일 지하 3층, 지상 5층의 '인천백화점'으로 문을 연다. 남동구 '희망백화점'과 부평구 '동아시티백화점' 2군데 뿐이던 인천에 등장한 인천백화점의 등장은 쇼핑계의 빅뉴스였다. 4개의 지하상가와 연결돼 있어 개점하자마자 분양이 끝나더니 평일엔 6만 명, 주말엔 7만 명씩 사람들.. 2016. 12. 28.
영국영사관과 파라다이스호텔인천 투명한 겨울. 간밤에 불어온 북서풍이 인천의 겨울하늘을 말끔히 씻어냈다. 월미도 앞은 거대한 기중기 몇 개가 골리앗처럼 서 있다. '가가호호 화재예방 하하호호 행복쉼터'. 에메랄드 홀 입구 위에 걸린 플래카드가 웃는 것처럼 펄럭거린다. 금빛테두리를 한 회전문을 열고 들어간다. '신포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발표회 2층 다이아몬드홀'. '한국GM승진자 교육세미나 8층 토파즈홀'. 호텔로비 안내판이 오늘의 행사를 알려준다. 호텔엔 벌써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사슴과 크리스마스 트리가 별처럼 반짝인다. 인천시 중구 제물량로 257(항동1가). '파라다이스호텔인천'은 연말 고객을 맞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특1급호텔'답게 시설을 정비하고 외벽까지 산뜻하게 단장을 했다. 깨끗하고 아늑한 객실, 따듯한 행사장. 50년 .. 2016. 12. 7.
서순희 허리우드 악기사 대표 순희. 이름 참 순박하다. 하지만 그를 마주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영어이름 '힐러리'가 훨씬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불꽃을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 몸에 착 달라붙은 가죽점퍼. 얼굴을 덮을 것 같은 선글라스. 서순희(54) 대표. 그는 동인천역 옆 '허리우드 악기사' 주인이다. 며칠 전, 그의 악기사 2층으로 한 무리의 여성들이 몰려들었다. 얼굴이 까무잡잡하고 쌍꺼풀이 진 여성들이었다.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 서 대표가 건넨 건 20kg 쌀 13포대와 롤케익 13개다. 이날 성금은 서 대표가 이끄는 다문화여성밴드 '화려한외출'의 공연수입으로 마련한 것이다. 10년 전, 우리나라 최초로 '아줌마밴드'를 결성한 서순희. 그는 "인생시기별 인생매뉴얼에 따라 살아가고 있다"고 웃음지었다. "30대는 사진.. 2016. 11. 21.
행복을 연구하는 카페 감나무 가지 사이로 코발트 블루의 겨울 하늘이 모자이크로 무늬졌다. 겨울바람이 스치울 때마다 바짝 마른 나뭇잎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내린다. 샘물같은 바람의 감촉과 겨울 새들의 지저귐. 인천시 중구 신포로 35번 54 '동국빌리지' 앞길로 겨울이 찾아들었다. 키가 큰 감나무들과 일렬로 주차한 승용차들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동국빌리지 뒷 편으로 '제일교회' 십자가가 높이 솟아 있다. 동국빌리지가 들어선 자리엔 '우리탕'(吳禮堂)이란 이름을 가진 대저택이 있었다. 우리탕은 개항기 인천해관의 역관이었다. 청국(중국)외교관 출신의 우리탕은 1909년 이 자리에 으리으리한 주택을 세운다. 스페인여자인 부인의 간청 때문이었다. 까만 오석을 다듬은 슬레이트 지붕과 대추색 벽돌로 외벽을 쌓아올린 건물이었다... 2016.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