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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비친 인천 100년

답동성당은 지금

by 김진국기자 2017. 2. 1.

"제3대 인천교구장의 직무를 받아들입니다. 여러 신부님들과 인천교구의 50만 신자들과 함께 이 지역사회 안에 하느님의 사랑을 힘차게 펼쳐나가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헌신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12월27일 인천 답동주교좌 성당에 사제의 목소리가 거룩하게 울려퍼졌다. 정신철 주교의 목소리였다. 인천교구 제3대 교구장 착좌식을 가진 정 주교는 이날 사제들에게 깊은 영성과 형제애를, 신자들에겐 기도와 봉사의 삶을 요청했다. 인천교구 사제단으로부터 순명서약을 받은 정 교구장은 이날 "저의 사목표어가 1요한 4,16의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이고, 예수님의 사랑받던 제자였던 요한 사도가 실천하고 체험한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깊이 느끼고 싶어" 착좌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신부·신자들 힘 모아 1897년 '답동성당' 건축

1930년대 증축 … 6·25 때 일부 소실됐다 복원
 성당 건너편 '신포국제시장'은 먹을거리 천국



정 주교가 착좌식을 가진 '답동성당'은 역사적으로 유서깊은 건축물이다. 단순한 성당이 아니고,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와 인천사람들의 종교적 정서를 그윽하게 품은 건물이다.

1883년 개항 뒤 외방 전도회와 함께 1889년 인천엔 천주교가 들어온다. 천주교가 민간에 퍼지면서 신부와 신자들이 힘을 합해 성금과 자재를 모았고, 그렇게 축조한 것이 답동성당이다. 벽돌조 고딕양식인 이 건물이 건축된 때는 1890년대. 당시 인천 인구는 4000여명에 불과했으며, 천주교 신자는 200명 정도였다. 답동성당 설립을 주도한 이는 프랑스 파리 외방선교회 소속 발렘신부로 초대 본당 신부로 부임한 사람이다.  

1890년 7월 성당 건축 정초식 뒤 1894년 착공, 1897년 세워진 이 아름다운 성당은, 고딕양식의 단층이었다. 축성식과 함께 수녀원과 해성보육원도 함께 들어선다.

지금의 건물은 1933년 드뇌신부가 옛 성당건물에 외관을 벽돌로 축조, 로마네스크양식으로 만든 것이다.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천의 천주교 신자수가 1500여 명으로 증가하면서 증축하게 된 것.

손장원 인천재능대 교수는 "중앙의 탑상부와 양측의 작은 첨탑 상부에 돔을 얹어 아름다운 외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건물은 6·25전쟁 중 일부가 소실됐으나 복원된 뒤 지금까지 조금씩 손을 보며 오고 있다. 1973년엔 나무마루 바닥을 인조대리석으로 개조하고 의자를 놓았으며, 1979년엔 창문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했다. 정면 출입구는 화강석 아치를 연출했는데, 정면에 설치된 3개의 종탑이 건물의 수직적 상승감을 높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좌우대칭으로 구성된 정면과 건물 전체에 사용한 붉은 벽돌, 석재가 앙상블을 이룬다. 답동성당은 그 지붕의 모양 때문에 '뾰족지붕'이라고 불렸다.  

답동은 논이 많이 붙여진 이름으로 '논골' '답리'라 했으며 속칭 탁계(濁溪)라 불렸다. 답동성당 아래쪽 가톨릭회관 일대엔 지하 4층 규모의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중구는 주차장 신설과 함께 신포지하상가와 답동성당을 연결하는 통로를 설치하고 가톨릭회관 자리에 공원과 주민편의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답동성당 신자들은 구의 이같은 방침에 반발하고 있기도 하다.

답동성당 건너편 신포국제시장은 '인천 전통시장의 얼굴'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1951년 개설, 18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선 신포시장은 닭강정 떡집 등 전통 맛집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하는 명소이다. 시장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인 신포시장은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의 거리, 개항로와 연계해 편리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신포시장의 명물은 단연 '닭강정'이다. 신포시장의 닭강정 가게엔 늘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다. 성광떡방앗간(조선떡집), 신포우리만두, 원조순대 등도 신포시장의 대표적 아이콘이다. 신포시장은 한국인의 입맛을 자극하는 음식들이 넘쳐난다.  

대형할인마트가 위세를 떨치고 있지만 신포시장은 지금, 따뜻한 정, 좋고 값싼 물건과 같은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설날을 준비 중이다.  

/글 김진국 기자·사진 유재형 사진가 freebird@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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