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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6

인천미두취인소 한낮엔 따뜻했는데, 밤이 되자 찬바람이 불어온다. 2월 말, 일교차 큰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붉은 벽돌의 국민은행은 셔터를 내렸다. 인천 중구 제물량로 196 'KB국민은행 신포동출장소'는 '인천미두취인소'가 있던 자리다. 미두(米豆), 말 그대로 쌀과 콩, 즉 곡물을 거래하는 곳이었다. 개항기 인천에 진출한 일본상인들은 한국의 쌀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마수를 뻗친다. 1896년 4월 1일 일본인 미곡상 14명은 미두취인소 설립 허가를 따낸다. 우리 정부가 아닌 인천항에 있던 일본영사관의 독단적 결정에 따른 결과였다. 5월5일 자본금 3만원으로 문을 연 미두취인소의 거래는 증권거래와 비슷한 형태였다. 증권 거래가 채권, 주식과 같은 유가증권을 대상으로 했다면 미두취인소는 미곡을 대상으로 했다. 거래는 매.. 2017. 3. 7.
홈링거양행과 인천시역사자료관 꽃샘추위인가. 흰눈이 녹아 촉촉한 비로 내리는 '우수'가 지났건만, 자유공원의 바람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새해 첫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중순…. 봄 역시 금세 찾아올 것이다. 중구청을 지나 자유공원으로 방향을 잡는다. HOTEL ATTI. 중구청 뒷길 견고한 3층 건물의 상호가 겨울햇살을 받아 하얗게 빛난다. 최상의시설, 최상의서비스. 입구에 설치된 네온사인은 주마등처럼 글자를 흘려보내며 어서 들어오라고 유혹한다. 호텔을 바라보는데 눈앞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로 알려진 '대불호텔'이 스쳐 지나간다. 여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서, 중구는 대불호텔을 재현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호텔 에티가 들어선 송학동 1가 9번지엔 '홈링거양행 인천지점'이란 벽돌조 2층 건물이 있었다. 1896년 .. 2017.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