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길이 필요한 하루

나에게도 길이 필요한 하루

<!--[if !supportEmptyParas]--> <!--[endif]-->

가을을 채 즐기기 전에 벌써 가을의 끝이 보인다.

쏟아지는 과제와 공부 그리고 빡빡한 아르바이트 일정까지

지치는 하루들을 보내다가 문득 학교 내의 방향표를 보니 기분이 울적해진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학교에 들어온 차는 일방통행과 화살표를 보며 길을 찾아 학교에서 나간다.

학교에 들어온 나는 무엇을 보며 길을 찾아 학교에서 나가야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처음 학교에 발을 딛었을 때에 나에게는 일방통행과 화살표가 필요 없었다.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스무살의 자유에 흠뻑 젖었고, 싱그러운 청춘의 삶에 녹아들었다.

그것이 마치 내 삶의 방향과도 같았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그러다가 이제 스무살의 자유와 청춘의 삶을 등지고 학교를 나가려고 하니

앞이 어두워 막막하다. 방향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어느 누구도 나에게 화살표를 보여주지 않는다.

오롯이 나의 몫이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그렇기에 나에게도 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었으면 싶은 하루이다.

/정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