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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6

* 4월의 성장통 ​ 4월의 성장통 나의 4월은 온 줄도 모르게 찾아왔다. 늦은 밤까지 공부를 하다 도서관을 나설 때면 봄바람대신 아직 떠나지 않은 겨울바람이 나를 휘감았다. 불쑥 커진 일교차에도 내 옷차림은 계절을 따라가지 못했다. 달력이 넘어간 지 보름이 되어가지만 나의 일상은 지나간 달과 똑같았다. 4월 1일이 되던 날, 누군가에게 1일은 새 다짐의 시작이었겠지만 내게는 그저 어제 보던 책의 다음 장을 넘기는 날이었다. 최근에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시험기간이 가까워졌음을 실감하게 하는 도서관의 분위기다. 수업을 마치고 도서관에 가면 자리의 절반이 넘게 비어있었지만 이젠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습관처럼 앉던 3열람실 고정석도 이미 다른 이의 열정으로 차 있었다. 고개를 살짝 들어 주위를 살피면 다들 독서실 책상에.. 2018. 4. 30.
* 4월의 기억들 대학교에 입학한지 3년째, 어느덧 3학년이 됐다. 지난 2년간 ‘나의 4월’을 돌이켜 보면, 그저 좋았던 기억들이 가득하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행복했다. 운이 좋게도 날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았다. 각자 다른 곳에서 왔지만 비슷한 사람들도 있었고 정말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정반대인 사람들도 있었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해 본 사람들도 있었고 내가 못해본 일들을 해낸 사람도 있었다. 내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기도 했고 미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어땠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생각과 일상,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매일 같은 일과 경험을 하는 친구들과 얘기하는 것과는 확실히 달랐다. 과생활도 .. 2018. 4. 30.
* 봄바람에 실려온 4월 나와 4월 나는 예전부터 4월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릴 땐 죽을 사(死)와 발음이 같다는 이유 때문이었고, 조금 더 크고 나서는 달력에 빨간 날이라곤 일요일 뿐인 4월이 원망스러웠다. 대학생이 된 후 4월은 완연한 봄을 뒤로한 채 도서관에서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잔인한 달이다. 적어놓고 보니 많이 유치하지만 나는 항상 이런 이유들로 4웡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 4월을 반기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는 그가 가진 '애매함' 때문이었다. 새해가 시작되는 1월과 새학기가 시작되는 3, 9월. 여름방학을 맞는 7,8월과 겨울방학을 맞는 12월. 12개의 달로 이루어진 1년이라는 시간 안에서 달들은 각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그 중 4월은 무언가를 시작하는 시간도, 떠나보내는 시간도 아닌 애매한 시기에 위치해있다.. 2018. 4. 29.
* 잊지못할 북미의 4월 4월, 만물이 소생하고 활력이 충만한 계절이라며 우리는 이달을 기꺼이 반긴다. 그리고 훨씬 이전부터 4월의 찬란함을 기대한다. 4월은 마땅히 그래야 하는 계절이라 생각하며 말이다. 그러나 내가 겪은 4월은 인지 속에 늘 획일화되었던 계절로 설명되지 않았다. 한 달 동안 다녔던 북미 여행지들만 둘러보더라도 4월이란 그 계절을 정의할 수 없다. 처음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지역에서 여행을 시작할 때만 해도 봄다운 계절을 만끽했다. 지금껏 겪어왔던 4월스러웠다. 날씨는 맑았고, 한기는 이미 풀어진 지 오래였으며, 잎사귀들은 푸르르러 했다. 그러나 두 번째 목적지였던 밴프 지역은 달랐다. 같은 나라의 같은 계절이란 것을 의심할 정도로 여전히 설경을 간직하고 있었다. 가장 좋았던 루이스 호수는 완전히 얼어 있었고.. 2018.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