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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

봄 바람에 실려온 차의 향기 한복 입은 차인(茶人)의 손끝에서 맑고 투명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차를 따르는 손과 다기가 하나처럼 보였다. 찻잔에 담긴 차는 연녹색을 띠었다. '차인의 영혼'인 것일까. 찻잔에서 피어오른 향이 연기처럼 허공에 머물다 순식간에 사라졌다. 입으로 들어온 차가 한동안 입안을 감돌다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아늑하고 편안했다. 주말이던 지난 24일~25일 충북 청풍은 차의 향기로 가득했다. 매년 2월과 8월 청풍리조트 레이크호텔에선 '한국차문화협회 동계·하계연수회'가 열린다. 엄격한 과정을 거친 차인들을 선발하고 격려하는 자리다. 이번 50회 동계연수회에선 제53기 2급 지도사범과 3급 준사범 98명이 수료증을 받았다. 지금까지 협회가 배출한 차인만 4000여명에 이른다. 일본 교토(京都)지부 회원까지 더하면 2.. 2018. 2. 28.
송창식, 김홍탁 그들의 고향은 인천이었다 '긴담모퉁이'에 쪼그려 앉아 있던 아이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검푸른 밤하늘에 별들이 명멸하고 있었다. 쓰-윽. 옷소매로 얼굴을 훔쳐낸 아이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Good boy!"(노래 잘 하는 꼬마)라며 독갑다리 근처 부대 미군병사가 준 초콜릿이었다. "와이즈 맨 세이~". 종이에 녹은 초콜릿까지 싹싹 핥아먹은 아이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캔 헬프 폴링 인 러브'(Can't Help Falling In Love)였다. 영어를 몰랐지만, 아이는 귀에 익은대로 아무렇게나 읊조렸다. 신포동 외국인클럽 앞을 오가며 많이 들었던 음악이었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 인천 출신 국민가수 송창식을 키운 건 신포동에 흐르는 음악이었다. 1960년대 국민애창곡 '해변으로 가요'를 히트.. 2018.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