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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4

이 아침, 종이신문과 차 한 잔  찻 잔 위로 안개가 피어오른다. 맑고 따뜻한 영혼 같은 향이 콧속으로 들어온다. 찻잔 옆에 신문이 반듯하게 놓여 있다. 오늘은 어떤 의제가 올라왔을까. 세상을 바라보는 그들의 생각은 무엇인가. 요즘 트렌드는…. 황금비율로 접혀진 신문을 1면부터 펼쳐보기 시작한다. 좋은 정보나 글귀를 메모하면서 끝까지 읽고 나자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잘 차린 아침정식을 먹은 것 같은 지적 포만감이다. 신문기자라서가 아니다. 종이신문만큼 좋은 게 없다. 종이신문엔 뉴스생산 전문가인 수십, 수백 명의 기자들이 밤낮으로 발품을 팔아 신중하게 선별한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기자들에게 허락된 출입처를 통해 검증한 최고급정보들이다. 기자들이 하루동안 다섯 개의 아이템을 취재했다면 그 가운데 신문에 실리.. 2018. 1. 24.
김진국의 썰물밀물 공교롭게도, 애관극장(이하 애관)과 영화는 같은 해 탄생한다. 1895년 인천엔 공연장 '협률사'가 들어섰다. 현 애관의 전신이다. 같은 해 프랑스에선 뤼미에르 형제가 최초의 영화 '열차의 도착'을 세상에 공개한다. 50초짜리 무성영화였다. 애관과 영화가 비로소 만난 때는 1920년대 중반이다. 1924년 애관은 한국인이 경영하는 인천 최초의 '활동사진 전문관'으로 변신한다. 영화관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한 세기를 넘긴 지금까지 애관은 현재 '신과 함께', '1987'과 같은 최신 대작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중이다. 영화는 물론 연극, 레슬링대회, 조봉암 선생의 건준위 인천지부 발족식에 이르기까지 애관은 인천문화의 랜드마크였다. 뤼미에르 형제의 사진기술 혁명은 영화란 장르를 21세기 세계문화의 중심축 반열.. 2018. 1. 17.
아트센터 인천, 클래식 공연만? 예스터데이(Yesterday).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음악. 1965년 발표한 비틀즈의 노래에 클래식음악을 접목한 사람은 프로듀서 '조지 마틴'이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비틀즈가 세계적 밴드가 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조력자였다. "둥 둥 둥 둥, 예스터데이…" 이 음악은 어쿠스틱 기타연주와 폴 매카트니의 담백한 목소리로 시작된다. '현악4중주'가 들어오는 건 "써든리(Suddenly)…"로 시작하는 2절 부터다. 바이올린, 비올라 등 현악기의 음색은 사랑했던 연인과의 지난 날을 그리워하는 애잔한 심정을 잘 드러낸다. 그 어떤 미사여구나 묘사라도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선율. 음악만이 가진 힘이다. 그렇게 물과 기름처럼 나뉘어 인식됐던 대중음악과 클래식음악의 '최초 결합'은 대성공을 거둔다. 일부 편.. 2018. 1. 11.
김진국의 세상바라기-'올해 관광도시 강화'와 고려건국 1100주년  '의로운 항전'을 위해 고려가 선택한 땅은 강화도였다. 세계인들이 몰려들어 교역하며 다양한 사상과 가치가 공존하는 '다원주의' 사회였던 고려. 금속활자로 책을 찍어내고 오묘한 빛이 흐르는 청자를 만들어내는 최고의 문명국. 그렇지만 한 번 휩쓸고 지나가면 개미새끼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 하는 몽골제국의 거침없는 진격 앞에서 고려는 종묘사직을 뒤로 한 채 떠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려가 개경(개성)을 떠나 강화로 수도를 옮긴 '강화천도'는 고려라는 국가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고려가 강화도에 머문 39년의 기간을 '강도(江都)시기'라 불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232년~1270년, 고려는 세계문명사에 길이 남을 유산을 남긴다. '상정고금예문'이란 금속활자를 세계 최초로 발명했으며.. 2018. 1. 10.